‘벤츠 급식’ 충격도 받았지만…“버릴 수 없다”는 김하종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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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독ss고 작성일20-12-18 16:52 조회936회 댓글0건본문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마지로 28에 ‘안나의 집’이 있다. ‘안나’는 사람 이름이 아니다. ‘안아주고 나눠주고 의지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이 집엔 아이엠에프 이후 실직자와 노숙자가 늘어나자 김하종(63) 신부가 설립한 노숙자 무료 급식소와 노숙자 쉼터, 노숙자 일터가 있다. 이탈리아 사람인 빈첸시오 보르도는 30년 전인 1990년 방한해 김대건 신부의 성을 딴 김하종이 돼 성남에서 빈민·노숙인 사역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275일간의 기록을 담아 <순간의 두려움 매일의 기적>(니케북스 펴냄)을 낸 김 신부를 11일 찾았다.
김 신부는 마치 레스토랑 주방장처럼 위생모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채 비지땀을 흘리며 짐짝을 옮기고 있었다. 오후 1시가 되자 주방에선 음식을 만들던 10여명의 봉사자가 둘러서서 노숙자들을 맞이하기 위한 기도를 드렸다. 평소 노숙자와 홀몸노인에게 음식을 대접하던 안나의 집은 코로나 발생 이후 오후 3시부터 길 건너 성남동성당 마당에서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 어디서 이 많은 사람이 온 것일까. 성남동성당 마당엔 수백 명이 들어섰고, 담장 둘레엔 수백 미터까지 줄을 섰다. 코로나19 사태가 심해져 당국의 거리두기 요청에 따라 수도권의 상당수 노숙자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았을 때도 안나의 집은 하루 650여명에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하자 노숙인이 집 근처에 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인근 주민들이 시청에 민원을 제기해 항의하는가 하면 김 신부에게 욕을 하거나 심지어 구두를 벗어 집어 던지기도 했다.
“이분들은 제 가족이에요. 가족은 버릴 수 없어요. 여기 오는 분들의 70%가 하루 한 끼밖에 못 드시는 분들이에요. 이곳에서도 도시락을 받지 못하면 추위에 온종일 굶주릴 수밖에 없어요.” 김 신부는 “이분들이 식사를 하는 게 국민에게도 유리하다”고 했다. 노숙인과 홀몸노인이 끼니를 걸러 약해지면 쉽게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국민에게도 피해가 간다는 것이다.
코로나 확산을 김 신부만큼 두려워하는 사람도 없다. 만약 52명의 직원과 하루 30~40명의 봉사자 가운데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안나의 집은 문을 닫아야 하고, 많은 노숙인이 꼼짝없이 굶어야 하기 때문이다. 감염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심장이 빨리 뛴다며 좋아하던 커피도 마시지 말라고 했다.
김 신부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 봉사자들에게 “위험하니 나오지 말라”고 권유한다. 그런데도 하나둘씩 봉사자들이 모여든다. 자신들이 나오지 않으면 김 신부 혼자 그 많은 음식을 준비할 수 없어 노숙인들이 굶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봉사자들이 기어코 나오는 것 자체가 김 신부는 기적이라고 한다. 가톨릭 수도자와 신자들뿐 아니라 교회 목사와 신자, 그리고 불교 스님과 불자, 이슬람교도까지 함께 봉사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라고 한다. 이곳에선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닌 사랑·나눔·형제애·연대의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
기적은 그것만이 아니다. “한 시각장애인이 도시락을 받으러 와 제게 돈을 내밀어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로 사람들이 많이 죽어서 속상하다. 그곳에 보내달라’면서요.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홀로 사는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해요. 눈물이 나와 고맙다는 말도 못 했어요.”
하지만 늘 감동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도시락을 받으러 서 있다가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리거나, 돌을 들고 길가에 주차된 차를 때려 부수는 이도 있다. 김 신부는 “어린 시절 버림받거나 폭력을 당해 사회생활이 어려운 사람도 있고 조현병 환자도 있다”면서 “누군가 이들을 챙겨줘야 사람들이 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로 잠시 중단 중이긴 하지만 안나의 집이 정신·심리 상담을 해주고, 이발과 샤워도 해주고, 인문학교를 여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 신부는 한 심리학과 교수의 말을 빌려 “인간이 40일간 음식을 먹지 않아도 죽지 않지만, 단 나흘 동안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하면 대부분은 자살을 선택한다”며 “안나의 집은 밥을 주는 곳이 아니라 사랑과 관심과 희망을 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는 ‘다른 사람이 감염되면 나도 위험해져 인간은 결코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며 사랑과 나눔, 연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어요. 그런데도 가끔 자녀의 고급 차를 타고 와 몰래 도시락을 타가는 이도 있어요. 그들이 도시락을 가져감으로써 한 끼가 절실한 한 노숙자가 굶을 수 있어요.”
(후략)
http://n.news.naver.com/article/028/0002524195
김 신부는 마치 레스토랑 주방장처럼 위생모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채 비지땀을 흘리며 짐짝을 옮기고 있었다. 오후 1시가 되자 주방에선 음식을 만들던 10여명의 봉사자가 둘러서서 노숙자들을 맞이하기 위한 기도를 드렸다. 평소 노숙자와 홀몸노인에게 음식을 대접하던 안나의 집은 코로나 발생 이후 오후 3시부터 길 건너 성남동성당 마당에서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 어디서 이 많은 사람이 온 것일까. 성남동성당 마당엔 수백 명이 들어섰고, 담장 둘레엔 수백 미터까지 줄을 섰다. 코로나19 사태가 심해져 당국의 거리두기 요청에 따라 수도권의 상당수 노숙자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았을 때도 안나의 집은 하루 650여명에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하자 노숙인이 집 근처에 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인근 주민들이 시청에 민원을 제기해 항의하는가 하면 김 신부에게 욕을 하거나 심지어 구두를 벗어 집어 던지기도 했다.
“이분들은 제 가족이에요. 가족은 버릴 수 없어요. 여기 오는 분들의 70%가 하루 한 끼밖에 못 드시는 분들이에요. 이곳에서도 도시락을 받지 못하면 추위에 온종일 굶주릴 수밖에 없어요.” 김 신부는 “이분들이 식사를 하는 게 국민에게도 유리하다”고 했다. 노숙인과 홀몸노인이 끼니를 걸러 약해지면 쉽게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국민에게도 피해가 간다는 것이다.
코로나 확산을 김 신부만큼 두려워하는 사람도 없다. 만약 52명의 직원과 하루 30~40명의 봉사자 가운데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안나의 집은 문을 닫아야 하고, 많은 노숙인이 꼼짝없이 굶어야 하기 때문이다. 감염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심장이 빨리 뛴다며 좋아하던 커피도 마시지 말라고 했다.
김 신부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 봉사자들에게 “위험하니 나오지 말라”고 권유한다. 그런데도 하나둘씩 봉사자들이 모여든다. 자신들이 나오지 않으면 김 신부 혼자 그 많은 음식을 준비할 수 없어 노숙인들이 굶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봉사자들이 기어코 나오는 것 자체가 김 신부는 기적이라고 한다. 가톨릭 수도자와 신자들뿐 아니라 교회 목사와 신자, 그리고 불교 스님과 불자, 이슬람교도까지 함께 봉사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라고 한다. 이곳에선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닌 사랑·나눔·형제애·연대의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
기적은 그것만이 아니다. “한 시각장애인이 도시락을 받으러 와 제게 돈을 내밀어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로 사람들이 많이 죽어서 속상하다. 그곳에 보내달라’면서요.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홀로 사는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해요. 눈물이 나와 고맙다는 말도 못 했어요.”
하지만 늘 감동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도시락을 받으러 서 있다가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리거나, 돌을 들고 길가에 주차된 차를 때려 부수는 이도 있다. 김 신부는 “어린 시절 버림받거나 폭력을 당해 사회생활이 어려운 사람도 있고 조현병 환자도 있다”면서 “누군가 이들을 챙겨줘야 사람들이 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로 잠시 중단 중이긴 하지만 안나의 집이 정신·심리 상담을 해주고, 이발과 샤워도 해주고, 인문학교를 여는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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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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